인터넷을 사용하다 보면 아주 당연한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웹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면 화면이 열리고, 그 안에는 글과 사진, 버튼과 영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조금 신기하다.
웹사이트에 있는 사진과 글은 대체 어떻게 내 컴퓨터까지 전달되는 걸까?
인터넷 어딘가에 있는 서버에 저장되어 있을 사진 한 장이 어떻게 내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는지 생각해 보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웹은 사실 꽤 정교한 과정을 거쳐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처음에는 아무것도 내 컴퓨터에 없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웹사이트에 접속한다고 생각해 보자.
브라우저 주소창에
www.example.com
같은 주소를 입력한다.
이때 내 컴퓨터 안에 그 웹사이트의 모든 사진과 글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웹사이트의 자료는 일반적으로 웹 서버라고 불리는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
서버에는 HTML 문서, 사진 파일, CSS, 자바스크립트 파일 등 웹페이지를 구성하는 여러 자료가 존재한다.
쉽게 말하면,
웹사이트 = 다른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자료를 내 컴퓨터가 요청해서 받아오는 구조
라고 생각할 수 있다.
2. 주소를 입력하면 먼저 서버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컴퓨터는 사람이 사용하는 example.com 같은 이름만 가지고 상대방 컴퓨터를 바로 찾아가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에서는 컴퓨터를 찾기 위해 IP 주소를 사용한다.
그래서 브라우저는 먼저 DNS라는 시스템을 이용해 도메인 이름에 대응하는 IP 주소를 알아낸다.
예를 들어,
example.com → 192.xxx.xxx.xxx
와 같은 식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DNS는 흔히 인터넷의 전화번호부에 비유된다.
우리가 사람 이름을 보고 전화번호를 찾아내는 것처럼, 브라우저는 웹사이트 이름을 보고 연결해야 할 서버의 주소를 알아낸다.
3. 이제 서버에게 “웹페이지 주세요”라고 요청한다
서버의 위치를 알게 되면 브라우저는 서버와 통신을 시작한다.
이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것이 HTTP 또는 HTTPS다.
브라우저는 서버에게 요청을 보낸다.
쉽게 표현하면 이런 느낌이다.
“이 주소에 있는 웹페이지를 보내주세요.”
서버는 요청을 받고 필요한 자료를 준비한다.
그리고 그 자료를 다시 사용자의 컴퓨터로 보내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웹페이지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전송되는 것은 아니다.
HTML 문서가 있고, 그 HTML 안에서 필요한 이미지가 따로 지정되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HTML에
이 위치에 photo.jpg를 보여줘
라는 정보가 있다면 브라우저는 다시 서버에 사진 파일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 서버는 photo.jpg라는 파일을 다시 보내준다.
4. 사진은 어떻게 내 컴퓨터까지 오는 걸까?
여기서 인터넷의 또 다른 특징이 등장한다.
사진 파일 하나가 서버에서 내 컴퓨터로 이동할 때, 반드시 커다란 파일 하나가 통째로 날아오는 것은 아니다.
네트워크에서는 데이터가 작은 단위로 나뉘어 전달될 수 있다.
이런 데이터 단위들을 흔히 패킷(packet)이라고 부른다.
커다란 사진을 하나의 거대한 상자에 담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작은 상자로 나누어 목적지까지 보내는 것
과 비슷하다.
각 패킷에는 데이터를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등의 정보가 포함된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한 데이터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컴퓨터는 이를 다시 조합해 원래의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사진 한 장 뒤에는 수많은 데이터의 이동이 숨어 있는 셈이다.
5. 그럼 데이터는 어떤 길로 이동할까?
인터넷에는 하나의 거대한 직선 도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 수많은 네트워크 장비와 통신망이 연결되어 있다.
데이터는 라우터와 같은 네트워크 장비를 거치면서 목적지를 향해 이동한다.
내 컴퓨터에서 출발한 데이터가
내 컴퓨터 → 공유기 →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 → 여러 네트워크 → 목적지 서버
와 같은 여러 단계를 거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서버에서 나에게 오는 데이터도 여러 네트워크 장비를 거쳐 돌아온다.
그래서 인터넷은 단순히 “서버와 내 컴퓨터가 직접 연결되어 있다”라고 생각하기보다,
수많은 네트워크가 서로 연결된 거대한 통신망
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6. HTTPS는 중간에서 데이터를 보호한다
요즘 웹사이트에서 많이 사용하는 HTTPS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단순히 데이터를 그대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HTTPS를 이용하면 통신 내용을 암호화하여 보호할 수 있다.
그래서 네트워크 중간에서 누군가 데이터를 가로보더라도 내용을 그대로 읽기 어렵도록 만들어 준다.
특히 로그인 정보나 결제 정보처럼 중요한 데이터가 오가는 웹사이트에서는 이런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
브라우저 주소창에 자물쇠 표시가 나타나는 것도 이런 보안 연결과 관련이 있다.
7. 서버에서 받은 자료를 브라우저가 화면으로 만든다
이제 데이터가 내 컴퓨터에 도착했다고 해보자.
그런데 컴퓨터가 받은 것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예쁜 웹페이지 자체가 아니다.
브라우저가 해석해야 하는 HTML, CSS, 이미지, 자바스크립트 등의 데이터다.
브라우저는 이 자료들을 분석한다.
HTML을 통해
어떤 글이 있고
어떤 이미지가 있고
어떤 구조로 배치되어 있는지
파악한다.
CSS를 통해 글자의 크기나 색상, 간격, 위치 등을 결정한다.
필요하다면 자바스크립트를 실행해 버튼이나 메뉴 같은 동적인 기능도 처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가 볼 수 있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8. 그래서 우리가 보는 “사진 한 장”도 사실은 꽤 복잡하다
우리는 화면에서 사진 한 장을 아주 간단하게 바라본다.
하지만 그 사진이 화면에 나타나기까지는 여러 과정이 숨어 있다.
웹사이트 주소 입력
↓
DNS를 통해 서버 주소 확인
↓
서버와 통신 연결
↓
웹페이지 요청
↓
서버가 HTML 등의 자료 전송
↓
HTML 안에서 필요한 사진 파일 확인
↓
사진 파일 추가 요청
↓
데이터가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
↓
내 컴퓨터에 데이터 도착
↓
브라우저가 자료 해석
↓
화면에 사진과 글 표시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매일 보는 웹페이지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
화면에 아무렇지 않게 나타나는 사진 한 장에도 실제로는 서버, 네트워크, DNS, HTTP/HTTPS, 데이터 패킷, 브라우저 등 여러 기술이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9. 그렇다면 웹사이트는 내 컴퓨터에 저장되는 걸까?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웹사이트를 볼 때 모든 자료가 영원히 내 컴퓨터에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
브라우저는 빠르게 다시 보여주기 위해 일부 자료를 캐시(cache)에 저장할 수 있다.
그래서 같은 웹사이트를 다시 방문했을 때 일부 자료가 더 빠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웹사이트의 원본 자료가 존재하는 장소와 내가 그것을 보는 장소는 서로 다르다.
서버에 존재하는 자료를 네트워크를 통해 요청하고, 내 컴퓨터의 브라우저가 그것을 화면으로 재구성하는 것.
이것이 웹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그림이다.
마치 먼 곳의 도서관에서 책 한 페이지를 받아보는 것처럼
인터넷을 아주 단순하게 비유한다면 거대한 도서관과 비슷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어딘가에 있는 서버가 책을 보관하고 있다.
나는 책 전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페이지를 요청한다.
도서관은 요청받은 자료를 보내준다.
그 자료가 네트워크를 통해 내 컴퓨터까지 이동하고, 컴퓨터는 받은 내용을 해석해서 내가 읽기 좋은 형태로 보여준다.
우리가 클릭 한 번으로 사진을 보고 글을 읽는 순간에도 사실은 “요청 → 전달 → 해석 → 표시”라는 과정이 순식간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웹페이지를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
“지금 내 화면에 보이는 이 사진은 대체 어디에서 출발해서 여기까지 온 걸까?”
내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한 장의 사진은 화면 안에서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어딘가의 저장장치에 파일로 존재하다가,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하고, 수많은 장비와 통신 과정을 거쳐, 마침내 내 컴퓨터의 브라우저에 도착한다.
그리고 브라우저가 그 데이터를 해석한 순간,
서버에 있던 데이터가 내 눈앞의 ‘웹페이지’가 된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평범하게 느끼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사실 이런 작은 전달 과정들이 엄청난 규모로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시스템이다.
매일 보는 사진 한 장, 문장 한 줄에도
서버에서 출발해 내 화면에 도착하기까지의 긴 여행이 숨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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